매일사회

서울 40도 육박, 온열질환 사망자 속출

2026-08-05 21:39
 한반도를 집어삼킨 기록적인 가마솥더위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전국 응급실을 통해 보고된 온열질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사망자 규모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 매일 백 명 이상의 환자가 쏟아지고 있으며, 연이틀 이백 명에 육박하는 중증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상황이 엄중하다. 이는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대기 중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신체가 체온 조절 능력을 상실하는 극한의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망 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고령층이 야외 활동 중 변변한 대피처 없이 화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충북 음성에서는 밭일을 하던 육십 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경북 경주에서도 칠십 대 노인이 집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랐다. 통계적으로도 온열질환자의 상당수가 육십오 세 이상의 고령층이며, 남성 환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신체적 취약 계층뿐만 아니라 야외 작업 비중이 높은 직군에서도 폭염에 대한 경각심이 절실함을 시사한다.

 


올해 폭염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 수 대비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율인 치명률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체 환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잃는 사례는 오히려 늘어나면서 올여름 더위의 독성이 한층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중심 체온이 사십 도를 넘어서며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열사병의 비중도 작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열사병은 중추신경계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중증 질환으로,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생활 양식도 변화하고 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한 양산과 모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편의점 업계의 우양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다. 과거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양산이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생존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또한 상수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일부 산간 마을에서는 식수와 생활용수 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소방 당국이 긴급 급수 지원에 나서는 등 가뭄과 폭염이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 시기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이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음료나 술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밝은색의 헐렁한 옷을 착용해 통기성을 확보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열두 시부터 오후 다섯 시 사이에는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주변에 고령자나 독거노인이 있다면 수시로 안부를 확인하는 공동체의 관심도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 요소다.

 

만약 주변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한다면 즉시 일일구에 신고하고, 환자를 그늘진 곳으로 옮겨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거나 부채질을 통해 열을 식혀주는 것만으로도 상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서울의 기온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보하며, 야외 행사 자제와 사업장별 안전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전례 없는 기후 위기 속에서 개인의 철저한 건강 관리와 사회적 안전망 가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