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사회

12·3 내란 후 학생 혐오 표현 급증

2026-07-01 22:30
 학교 현장이 특정 정치 성향에 기반한 극단적인 혐오 표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직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실 내 극우화된 혐오 표현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응답자의 60% 이상이 '매우 심각하다'는 강한 우려를 표하며, 청소년들이 여과 없이 사용하는 혐오의 언어가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질병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교사 대다수는 교실 안에서 혐오 표현을 일삼는 학생들을 빈번하게 목격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 80% 이상이 극우 성향의 혐오 발언을 하는 학생을 자주 본다고 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교사는 이를 '매우 자주' 경험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24년 말 발생했던 '12·3 내란' 사태 이후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극단적인 논리가 여과 장치 없이 학생들의 일상 언어로 침투하면서 교실 내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혐오 표현의 양상은 매우 구체적이고 다양하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사례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비하 발언이었으며, 특정 국가나 정치 세력에 대한 혐오, 젠더 및 여성 혐오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정치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 소수자와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언어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희처럼 소비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 결여와 왜곡된 우월주의가 깔려 있어 교육적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혐오 표현에 직면한 교사들은 나름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한계가 명확하다. 조사 결과 교사 절반 이상이 혐오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중단 명령이나 경고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개별 상담이나 관련 수업을 통해 인식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대응한다'고 답한 비율은 26% 수준에 머물렀는데, 이는 교실 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혐오 표현을 일일이 지도하기에는 역부족인 현실을 반영한다. 교사들은 교육적 지도가 학생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교사 4명 중 3명은 혐오 표현 지도 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도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 차원의 실질적인 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발언을 제지하더라도 이를 강제하거나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고, 오히려 학생이나 학부모와의 갈등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인 지도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교권 위축과 맞물려 교실 내 혐오 표현을 방치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사와 양육자가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인권 의식과 역사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혐오 표현이 교실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개별 교사의 노력을 넘어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과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한다. 교실이 혐오의 배양소가 아닌 민주 시민의 자질을 기르는 공간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