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축제
정선아리랑열차 운행 재개, 2년 만의 귀환
2026-06-12 17:19
강원도 내륙의 깊은 산세를 가로지르는 정선아리랑열차가 긴 침묵을 깨고 다시 궤도 위에 올랐다. 2024년 발생한 대형 낙석 사고로 인해 민둥산역과 벌어곡역 구간의 운행이 중단된 지 약 2년 3개월 만의 복귀다. 그동안 태백선 열차가 정선 하단부를 운행하며 아쉬움을 달래왔으나, 정선오일장의 활기와 아우라지의 서정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정선선 철로를 달리는 이 관광열차의 재개가 절실했다. 지난달 말부터 다시 운행을 시작한 열차는 이제 정선아리랑의 숨결을 싣고 매 주말과 장날마다 산골 마을을 누비고 있다.새롭게 돌아온 정선아리랑열차는 운영 방식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과거 서울 청량리역에서 직접 출발하던 노선 대신, 이제는 충북 제천역을 기점으로 삼아 운행한다. 수도권 여행객 입장에서는 제천역에서 한 차례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고 전체 이동 시간도 늘어났지만, 열차 내부의 개방감 넘치는 통창과 전망 중심의 좌석 배치는 여전히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비록 접근 방식은 달라졌으나, 느릿하게 흐르는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일상의 속도를 늦추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열차 운행은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과 주말에만 왕복 1회 한정적으로 이루어진다. 오전 11시경 정선역에 도착한 열차는 곧바로 종점인 아우라지역으로 향하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시장 구경과 아우라지 탐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정선역에서는 시티투어 버스가 연계 운영되고 있다. 화암동굴과 오일장, 아우라지 등 정선의 주요 명소를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이 버스는 짧은 일정 속에서도 지역의 매력을 골고루 체험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정선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오일장은 매달 2와 7로 끝나는 날마다 활발하게 열린다.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이 시장은 특히 산나물이 제철인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가장 활기가 넘친다. 곤드레와 고사리 등 신선한 나물 향이 가득한 시장 골목에서는 콧등치기국수나 메밀전병 같은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정선아리랑 공연이 펼쳐져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한다.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에 녹아드는 모습은 정선선 여행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기차 여행의 낭만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정선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구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약 30분간 이어지는 이 구간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수묵화 같은 절경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정선선의 하이라이트다. 열차는 속도를 줄여 산골의 여유를 만끽하게 하며, 철길 주변 주민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는 소박한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종점인 아우라지역은 자전거 거치대 등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레일바이크를 즐기거나 강변 둘레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아우라지에서는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한강 상류의 수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반나절의 휴식을 취하기에 충분하다. 정선아리랑의 애절한 전설이 깃든 이곳은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거닐며 사색하기 좋고, 인근의 유서 깊은 식당에서 즐기는 곤드레밥 정식은 여행의 풍미를 더해준다. 2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다시 열린 정선선 철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산골의 느린 시간과 따뜻한 정서를 배달하는 소중한 통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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