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사회
상인들 "현금만" 배짱에 손님 발길 뚝
2026-05-28 20:51
경기도 내 주요 전통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결제 문화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수원 팔달문시장과 영동시장 등지에서는 매장 곳곳에 '카드 사절'이나 '현금가'를 명시한 안내문이 버젓이 붙어 있는 실정이다. 일부 상인들은 카드 결제를 요청하는 손님에게 계좌이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거나, 카드 결제 시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등 현행법을 위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현금을 지참하지 않은 젊은 층이나 주부들은 상인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당황하며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용인중앙시장과 광명전통시장 등 다른 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채나 건어물을 파는 노점은 물론이고 규모가 있는 의류 매장조차 단말기가 없다는 핑계로 카드 결제를 회피하고 있다. 상인들은 부가세 부담을 이유로 내세우며 현금 결제를 유도하지만, 이는 결국 소득 파악을 어렵게 하여 세금을 탈루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상인들이 정작 가장 기본적인 결제 서비스조차 거부하는 모습에 이중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낸다.

전통시장의 이러한 관행은 거래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드 결제 거부는 단순히 개인의 불편을 넘어 탈세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현금영수증 발행조차 거부하며 사실상 무자료 거래를 일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수록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더욱 줄어들 것이며, 결국 시장의 자생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행정당국의 관리 부실도 사태를 키우는 데 한몫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는 300개가 넘는 전통시장과 4만여 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지만, 지자체는 단속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계도 수준의 활동에 그치고 있다. 시설 현대화나 주차장 확충 등 하드웨어 지원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시장 안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결제 거부 행위에 대해서는 상인회와의 마찰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정력의 공백이 상인들의 배짱 영업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단속 권한을 가진 국세청 역시 인력 부족을 이유로 현장 점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단속 체계는 소비자의 신고나 제보가 있어야만 조사가 이루어지는 수동적인 구조다. 포상금 제도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시장 안에서 상인과 실랑이를 벌이며 신고 증거를 확보하기란 일반 소비자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상시적인 단속과 강력한 행정 처분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전통시장의 현금 유도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국세청, 그리고 상인회가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민원 해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한 정기적인 실태 조사와 위반 업소에 대한 지원 배제 등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제 문화의 투명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전통시장이 진정한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낡은 영업 방식을 버리고 현대적인 서비스 기준을 준수하려는 자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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