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삼성 최형우, 43세에 OPS 1위 등극

2026-05-28 20:44
 삼성 라이온즈의 최고령 타자 최형우가 나이를 잊은 타격쇼를 선보이며 리그 전체를 경악게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을 당시만 해도 그를 향한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불혹을 넘긴 나이 탓에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를 제외하면 이적 가능성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2년 총액 26억 원, 보상금을 포함해 약 41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친정팀으로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이 과감한 선택은 현재까지 원금을 넘어 엄청난 이자까지 회수하는 '대박 계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형우의 진가는 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7일 기준 그는 시즌 46경기에 출전해 3할 5푼대의 고타율과 1.000이 넘는 OPS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타격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타자 중에서는 단연 압도적인 수치이며,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리그 최고 타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출루율이 4할 7푼대에 육박할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을 과시하고 있으며, 장타력 또한 여전해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가 전 세계 어느 프로야구 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최형우를 영입하며 기대했던 것은 단순한 성적 그 이상이었다.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위기에 봉착했던 삼성 타선에서 최형우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찬스 상황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3할 6푼대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 팀의 승부처를 지배했다.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 중심 타선에서 묵직하게 자리를 지켜주는 그의 존재감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지닌다. 삼성의 용기 있는 투자가 팀의 체질 개선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그의 롱런 비결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유연한 멘털이 꼽힌다. 최형우는 체력 안배가 필요한 시점에는 영리하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는 후배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훈련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세월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노련미 또한 일품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금세 잊어버리는 특유의 무심한 멘털은 그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타석에 들어설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타 구단들이 최형우의 나이를 우려해 영입 검토 단계에서 물러날 때, 삼성은 그의 타격 그래프가 여전히 우상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을 보장하며 선수에게 강한 신뢰를 보낸 것이 최형우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는 곧 경기장에서의 폭발적인 퍼포먼스로 보답받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를 고정해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영입을 망설였던 팀들은 이제 최형우의 방망이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다. 삼성의 분석 시스템과 현장의 판단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순간이다.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최형우는 이미 수차례 그런 편견을 실력으로 깨부순 경험이 있다. 삼성 역시 주전들의 복귀에 맞춰 최형우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며 그의 타격감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에 돌입했다. 43세 베테랑이 써 내려가는 이 경이로운 기록 행진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그 끝에 삼성의 가을야구 영광이 함께할 수 있을지 야구계의 시선이 대구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