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김현우·임이삭, 대구서 오감 만족 '확장의 세계' 개최

2026-04-24 15:45
 시각에만 의존하던 전통적인 미술 관람 방식을 탈피하여 다채로운 감각을 동원해 작품을 음미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 행사가 대구 지역에서 막을 올린다.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산하 문화 시설인 어울아트센터 내 두 곳의 갤러리에서 신체적 조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배리어프리 특별전 '확장의 세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예술 작품을 눈으로만 좇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손끝으로 질감을 느끼고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온몸으로 창작물의 메시지를 흡수하는 능동적인 감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번 특별전에는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두 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장애와 비장애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데 힘을 보탠다.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발달장애 화가 김현우와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캔버스를 채워나가는 라이브드로잉 전문가 임이삭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작업 방식과 감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다채로운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획일화된 기준을 벗어나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 공간은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갤러리 금호와 명봉 두 곳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테마로 운영된다. 먼저 갤러리 금호에서는 김현우 작가가 선보이는 평면 회화 및 입체 설치 미술품과 임이삭 작가의 역동적인 드로잉 작품들이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어보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평면적인 그림을 3D 프린팅 기술로 입체화하여 시각장애인도 형태를 가늠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갤러리 명봉은 철저하게 '촉각'에 집중한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곳에서는 두 작가의 대표작들을 손으로 직접 만지며 감상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결과물들이 전시된다. 특히 철판 위에 자외선 경화 잉크를 겹쳐 인쇄하여 그림의 윤곽과 질감을 오톨도톨하게 살려내는 '포스아트' 기법이 도입되어, 관람객들은 캔버스 표면의 미세한 굴곡과 붓 터치의 느낌을 손끝의 감각만으로 생생하게 추적하며 작품이 품고 있는 숨은 이야기들을 읽어낼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의 독보적인 작업 철학 역시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김현우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과 내면의 감정들을 네모난 '픽셀' 형태로 쪼개고 재조립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선긋기에서 비롯된 그의 작업은 점차 입체적인 설치 미술로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임이삭 작가는 사전에 계획된 스케치 없이 현장의 분위기와 직관에 의존해 이미지를 완성해 나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우연이 빚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모든 관람객의 평등한 문화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시장 곳곳에는 세심한 장치들이 마련되었다. 작품마다 점자로 된 설명문이 부착되었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 영상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서비스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한 발달장애인이나 어린이도 작품의 의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미술 용어를 배제한 쉬운 글 안내문이 비치되었으며, 휠체어를 탄 관람객이나 키가 작은 어린이들의 시야를 고려하여 모든 작품의 설치 높이를 대폭 낮추어 누구나 편안하게 예술을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