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반
죽어도 항복 없다 선언한 하메네이, 트럼프 압박 통할까
2026-02-25 18:28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현지에 집결시킨 가운데, 양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3차 핵협상이 26일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압도적인 무력 시위를 통해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려 하지만, 이란 측은 핵 포기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국정연설에서도 이란으로부터 전향적인 메시지를 뜻하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이는 곧바로 군사적 긴장감으로 이어졌다.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철저히 '거래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그는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전에 강력한 타격을 가해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차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그는 참모들에게 이란이 왜 항복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은 경제 제재와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면 결국 이란 지도부가 굴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는 이란의 내부 결속력과 그들이 추구하는 이념적 가치를 과소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순교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메네이에게 항복은 단순한 정책적 후퇴가 아니라 자신의 권력과 종교적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군사력을 외교적 지렛대로 보지만, 이란은 이를 이슬람 혁명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하메네이의 세계관에서 생존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 승리이며,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하더라도 그는 위기에 처한 통치자가 아닌 위대한 순교자로 남게 된다는 논리다.
최근 하메네이가 언급하기 시작한 '카르발라를 통한 대결'은 이러한 결사항전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시아파 이슬람에서 카르발라 전투는 압도적인 적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다 순교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란 지도부에게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천해야 할 도덕적·정치적 규범이다. 따라서 미국의 제한적인 정밀 타격은 이란을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이들의 항전 의지에 불을 지피고 대응 공격의 명분만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서구식 합리주의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념적 저항이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이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능이 입증된 샤헤드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장기적인 소모전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정교한 기술력보다는 물량 공세를 통해 상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전략에 능숙하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역내 대리 세력을 동원한 다각적인 공격으로 전선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우크라이나를 시험장 삼아 다듬어진 이란의 비대칭 전력은 미군에게도 큰 부담이다.
미국이 지도부 제거에 성공하더라도 혼란은 가중될 뿐이다. 이란은 이미 전시 체제에 기반한 후계 구도를 마련해 두었으며, 지도자의 순교는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 인근 공항에는 미군의 공중급유기들이 대기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고, 이란 테헤란 거리에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걸린 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협상 결렬 시 미국이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설지, 그리고 이란이 예고한 대로 소모전의 늪으로 미국을 끌어들일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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