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무신사는 공짜, 쿠팡은 보상?…똑같은 5만원, 다른 속내

2026-01-02 13:51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새해를 맞아 모든 회원에게 5만원 상당의 쿠폰 팩을 지급하는 통 큰 이벤트를 열면서, 공교롭게도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과 비교되며 뒷말을 낳고 있다. 무신사의 이벤트는 순수한 신년 맞이 고객 감사 프로모션인 반면, 쿠팡의 제안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심각한 사태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하지만 두 회사가 제공하는 혜택의 총액과 구성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흡사해, 쿠팡의 보상안이 진정한 사과와 책임의 표현이 아닌, 교묘한 판촉 마케팅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신사가 선보인 신년 이벤트는 '새해맞이 그냥 드리는 5만원+5000원 혜택'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별다른 조건 없이 모든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순수한 고객 감사 프로모션의 성격을 띤다.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를 통해 회원들은 무신사 스토어, 슈즈&플레이어, 뷰티, 중고 카테고리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총 5만원의 쿠폰 팩을 받게 된다. 여기에 5000원 상당의 무신사머니 페이백 혜택까지 더해져 실질적인 할인 폭을 넓혔다. 이는 연초 고객들의 쇼핑을 독려하고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이커머스 업계의 일반적인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소비자들 역시 자연스러운 혜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쿠팡의 보상안이 무신사의 이벤트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3370만 명의 고객에게 쿠팡, 쿠팡이츠, 쿠팡트래블, 알럭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총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금액과 서비스별 쿠폰을 조합한 방식이 무신사의 프로모션과 거의 동일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태 수습을 위한 진정한 사과가 아닌, 자사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여 추가적인 매출을 일으키려는 판촉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사상 초유의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이 고작 조건부 할인 쿠폰이라는 점에서, 피해 고객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정면으로 맞섰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는 국회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보상안이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전례 없는 보상안"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고객들이 실제로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쿠폰 사용 조건에 맞춰 추가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신년 맞이 이벤트로 고객에게 선물을 안긴 무신사와, 사상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고객에게 조건부 쿠폰을 '보상'이라며 내민 쿠팡의 행보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기업의 위기 대응 방식과 고객을 대하는 진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