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
김남국 사퇴에도 '김현지 리스크' 확산… 野, 특감 임명 촉구
2025-12-05 09:48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최근 불거진 '인사 청탁'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4일 사의를 표명했으나, 정작 논란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비선실세론'이 재점화되며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은 김 비서관의 사퇴를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고 김 실장에 대한 고발 및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이번 논란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김 비서관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문 수석은 김 비서관에게 같은 대학 출신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에 추천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은 "넵 형님, 훈식이 형(강훈식 비서실장)이랑 현지 누나(김현지 실장)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해당 대화는 김 비서관이 여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민간 협회 인사 청탁을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인 강 비서실장과 김 실장에게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고, 결국 김 비서관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의를 표명했다. 문진석 수석 역시 부적절한 사안이었음을 인정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과하고 원내지도부로부터 엄중 경고 조치를 받았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신속한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공세는 김현지 실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야당은 인사 청탁 논란의 핵심 배후가 김 실장임에도 실무자인 김 비서관만 사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인사 농단의 장본인은 김현지인데, 왜 사의 표명을 김남국이 하고, 사과를 문진석이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래도 김현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 조치가 없다면 지금까지 의혹으로만 제기돼 왔던 '김현지 절대존엄설'을 민주당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 역시 "감히 절대 존엄 김현지를 입에 올렸다는 이유로 김남국이 사퇴했을 뿐"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김 실장을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김 실장을 과거 국정농단 사태의 최서원(최순실)이나 김건희 여사에 비유하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 때문에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비롯해 김 비서관, 강 비서실장, 문 의원 등 논란에 연루된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또한 주진우 의원의 요구대로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을 즉시 임명하고,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권은 김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현희 최고위원과 김영진 의원 등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비서관의 발언이 친근감의 표현이거나 과대 해석된 것이며, 김 실장이 인사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야의 팽팽한 대치 속에 '김현지 리스크'가 연말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문 수석의 불참을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이미 전운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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