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이거 완전 내 스타일!" 2030 여성 84%가 빠진 '김장조끼'의 마력

2025-11-20 10:13
 오랫동안 '촌스러움'의 상징이었던 꽃무늬 누빔조끼, 일명 '김장조끼'가 2030 여성들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장철 어머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 두툼한 조끼는, 이제 젊은 세대의 '힙스터' 감성을 대변하는 '뉴트로' 패션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의 중심에는 SNS가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김장조끼 착용샷(OOTD, Outfit of the Day)이 유행하며 "촌스럽지만 귀엽다"는 반응을 얻었다. 특히 블랙핑크 제니와 에스파 카리나 등 K-팝 스타들이 사복 패션으로 김장조끼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트렌드에 불을 지폈다. 1~2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대 또한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김장조끼 열풍은 '할매니얼(할머니 세대+밀레니얼)'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새롭게 해석하고 소비하는 이 문화는, 농촌 감성을 즐기는 '촌캉스' 열풍과 맞물려 '촌스러움' 자체를 독특하고 개성 있는 매력으로 승화시켰다. 과거의 '구식' 아이템이 현재의 '힙함'으로 재해석되는 뉴트로 소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셈이다. 최근에는 화려한 꽃무늬 외에도 체크, 리버시블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되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데이터는 이 열풍을 증명한다. 검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이달 김장조끼 관련 검색량은 지난달 대비 약 700% 가까이 폭증했다. 주목할 점은 검색자의 절반가량이 20대(13.2%)와 30대(36.0%)였으며, 여성의 비율이 84.3%로 압도적이었다는 사실이다. 2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에서도 누빔조끼가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실질적인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시장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속옷 브랜드 BYC는 반려견 의류 브랜드 '개리야스'를 통해 강아지용 김장조끼까지 선보이며 트렌드를 확장하고 있다. 촌스러움이 힙함이 되는 역설적인 패션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