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사회
‘권성동 구속’ 보고 출석?… 특검, 한학자 ‘치밀한 시간끌기’에 구속영장 만지작
2025-09-18 16:39
한 총재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통일교에 대한 우호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대가로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의 전 세계본부장이었던 윤 모 씨와 공모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두 번째 혐의는 더욱 충격적이다. 같은 해 4월부터 7월 사이, 속칭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를 중간 다리로 하여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전달하며 교단의 현안 해결을 청탁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다. 이는 대통령 부인을 상대로 직접적인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한 총재가 있음을 시사한다.

장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나온 한 총재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의미심장한 말들만 남겼다.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말에는 "나중에 들으시면 좋겠다"며 여지를 남겼고,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되물으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공범으로 지목된 권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과를 보고 출석 일정을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예민한 질문에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비록 한 총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50여 쪽에 달하는 질문지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고는 전해졌으나, 그의 공개적인 발언은 의혹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 한 총재의 특검 출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검은 지난 8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소환을 통보했지만,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 후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불출석했다. 특검이 더 이상의 일정 조율은 없다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자, 한 총재 측의 태도는 급변했다. 결국 "건강이 온전치 못하지만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문을 내고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며 길었던 소환 신경전은 막을 내렸다. 특검팀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한 총재가 공범인 권 의원의 신병 처리 결과를 지켜보며 법적 유불리를 치밀하게 계산한 행동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가 마무리된 현시점에서, 특검은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조치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