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기술적으로 가능한데도 굳이 삭제? 카카오의 '답장' 기능 삭제에 숨겨진 진짜 속셈은?
2025-09-09 11:21
현재 카카오톡의 '답장' 기능은 사용자가 특정 메시지를 길게 눌렀을 때 나타나는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원본 메시지가 인용 표시와 함께 채팅창 하단에 붙어, 어떤 대화에 대한 답변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수십, 수백 명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 빠르게 지나가 버린 질문이나 의견에 뒤늦게 응답할 때 맥락을 잃지 않게 해주는 필수적인 기능으로 7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새롭게 도입될 '스레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업무용 메신저 '슬랙(Slack)'에서 널리 쓰이는 기능과 유사하다. 사용자가 특정 메시지에 대해 '스레드 시작' 또는 '스레드 답장' 버튼을 누르면, 현재의 대화방을 벗어나 해당 주제만을 위한 별도의 대화창이 열린다. 사용자들은 이 독립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은 뒤, 창을 닫고 원래의 단체 대화방으로 복귀하게 된다.

카카오가 이런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스레드 기능이 도입되면, 하나의 단체 대화방 안에서 여행 계획, 회식 장소 투표, 업무 공유 등 여러 주제가 뒤섞여 혼란을 야기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각 주제별로 대화가 깔끔하게 분리·정리되어 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사용자들이 여러 스레드를 오가며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앱에 머무는 시간, 즉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 내부 테스트에서조차 기존의 간편한 '답장' 기능을 선호하던 사용자들이 스레드 방식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적으로 '답장' 기능과 '스레드' 기능을 병행하여 제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7년간 사용해 온 답장 기능을 완전히 삭제하는 결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사용자 편의성보다는 앱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수익 등을 극대화하려는 상업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날카로운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카카오는 대화의 '정리'라는 명분과 사용자의 '익숙함'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을 한 셈이며, 그 결과는 온전히 사용자들의 평가에 달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