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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1년 반 잠적 끝에 '명품 치장' 복귀…굶주린 인민은 안중에도 없나?
2025-06-27 10:49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강원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이 성대하게 거행됐으며, 이 자리에 김 위원장과 리 여사, 그리고 딸 주애 양이 나란히 참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리 여사의 공개 활동은 2024년 1월 1일 신년 경축대공연 관람 이후 무려 1년 5개월여 만의 일로, 그동안 그녀의 행방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과 소문이 무성했던 만큼 이번 복귀는 북한 내부 권력 구도와 대외 메시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낳고 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대내외 주요 행사에서 딸 주애 양을 '존경하는 자제분'이라 칭하며 동반하는 모습을 부각해왔다. 이는 북한의 후계 구도에 대한 암시이자,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과 미래 비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 여사의 장기간 부재는 일각에서 건강 이상설, 혹은 김 위원장의 가족 정책 변화에 따른 역할 축소설 등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준공식 참석은 이러한 추측들을 불식시키고 리 여사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북한 권력 내부의 역할 분담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날 준공식에서 리 여사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김 위원장과 딸 주애 양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한 발짝 뒤에서 '조용한 내조'를 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눈에 띄는 새하얀 투피스 정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딸 주애 양과 대비되며, 북한 최고 지도부 내 가족 구성원들의 위상과 역할 변화에 대한 미묘한 해석을 낳았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또한 실무진들 곁에 머물며 오빠 부부와 조카를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북한 권력 핵심부의 견고한 가족 체제가 여전히 공고함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이번 리 여사의 등장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녀가 착용한 명품 가방이 바로 그것이다. 리 여사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가방을 들고 등장했으며, 이는 과거에도 수백만원대 디올 핸드백과 티파니 목걸이를 착용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더욱이 김여정 부부장 역시 디올 가방을, 딸 주애 양은 디올 외투를 입고 공식 행사에 나타나 이미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하여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권력층은 외교행낭 등 편법적인 경로를 동원하여 사치품을 들여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웃는 행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명품 착용은 심각한 경제난과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현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북한 정권의 도덕성 문제와 특권 의식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다각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최고 지도층의 사치품 소비는 이러한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리설주 여사의 복귀는 북한 내부의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으나, 동시에 명품 논란을 재점화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