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쿠팡, 1분기 영업이익 300%↑...“글로벌 성장사업 확대"

2025-05-07 16:04
 쿠팡Inc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둔화라는 복합적 위기 속에서도 올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7일 발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원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1조4876억 원(85억 달러)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11%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337억 원(1억540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531억 원(4000만 달러)보다 300% 이상(달러 기준 285%) 증가하며 실적 개선세를 뚜렷이 입증했다.

 

쿠팡의 실적을 견인한 핵심은 '성장 사업' 부문이었다. 파페치 및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은 원화 기준으로 78% 증가한 1조5078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로켓배송·로켓프레시 중심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도 16%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받쳤다. 활성 고객 수도 지난해 동기 대비 9% 증가한 2340만 명으로 집계되며, 고객 기반 확장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오랜 기간 투자와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라며 “비용 절감과 기술 투자, 물류 자동화 등을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한 것이 실적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내 로켓배송 서비스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인기 브랜드 유치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키엘 등 글로벌 브랜드를 유치했고, 일반 로켓배송에는 스와로브스키 같은 브랜드가 입점하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물류 혁신 역시 두드러진다. 김 의장은 자동화된 집품·포장·분류 시스템과 머신러닝 기반 수요 예측 기술이 정확한 재고 배치를 가능케 해 “서비스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마켓플레이스 셀러의 로켓배송을 지원하는 '로켓그로스(FLC)' 사업은 본사 전체 비즈니스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대되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만 시장도 쿠팡의 실적 확대에 일조했다. 김 의장은 “코카콜라, 펩시, P\&G, 유니참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대만 현지 브랜드와 직접 파트너십을 맺으며 상품군을 500% 가까이 확대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출시한 ‘와우 멤버십’은 대만 고객의 지출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럭셔리 e커머스 플랫폼인 파페치 인수도 본격적인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 김 의장은 “최고의 명품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파페치를 다음 단계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에 대해서도 “다양한 선택지와 가격 경쟁력, 빠른 배송을 바탕으로 최고의 음식 배달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무 안정성과 주주 환원 전략 역시 강화되고 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사회가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1억7790만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전례가 있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매입 계획은 처음이다. 아난드 CFO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시장 환경을 활용해 주주에게 의미 있는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속도와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분기 실적은 환율 효과도 작용했다. 아난드 CFO는 “매출이 원화 기준으로는 21% 증가했지만, 달러 기준 11% 상승에 그친 것은 원화 약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발표된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이번 실적에는 영향이 미미했지만, 앞으로는 면밀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및 인프라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운영관리비(OG\&A)는 전년보다 0.8%p 상승한 27.3%를 기록했다. 파페치 및 대만 등 성장 사업 부문은 투자 증가로 인해 1억6800만 달러의 조정 에비타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올해 가이던스에 따른 전략적 지출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이번 분기 수치로 기술 기반 유통기업으로서의 체력을 증명한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확실히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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